주석은 글을 복잡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근거를 깔끔히 고정하는 방법입니다.
교감기에서 확인한 내용을 ‘읽히는 문장’으로 풀어쓰는 순서, 각주 한 줄에 남길 최소 서지 요소, 예시 1개로 정리합니다.

주석은 글의 흐름을 끊지 않고 신뢰를 지탱하는 장치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설명이 길어질수록 독자가 어디까지가 핵심이고 어디부터가 부연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때 주석이 역할을 합니다.
본문에는 독자가 바로 이해해야 할 내용만 남기고, 세부 근거와 출처는 아래로 내려 두면 글은 짧고 단단해집니다.
주석이란 본문을 보완하거나 출처를 밝히는 짧은 설명이고, 각주(footnote)는 페이지 아래쪽에, 미주(endnote)는 문서 끝에
따로 모아 표기하는 방식입니다.
이름은 달라도 목적은 같습니다. 본문 흐름을 지키면서 출처를 고정합니다.
본문과 각주의 경계를 정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주석을 달기 전에 기준을 하나 세워두면 편합니다.
독자가 지금 읽는 데 꼭 필요한 정보는 본문에 둡니다.
반대로 “다시 찾아볼 사람만” 필요한 정보는 각주로 내립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읽기를 선택했는가”와 “그 이유”는 본문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느 편집본의 몇 쪽에서 확인했는가”, “교감기 항목이 어디인가” 같은 정보는 각주가 담당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면 글이 훨씬 읽히고, 정보는 흩어지지 않습니다.
예시(본문 1줄 + 각주 1줄)
본문: 이 구절은 ‘봄날’로 읽을 때 문맥이 가장 자연스럽고, 다른 자료에서는 ‘봄’만 적혀 전승이 한 번 갈린 지점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각주: 박ㅇㅇ(편), "작품명" (출판사, 2021), 145쪽(교감기 해당 항목 참조).
이 한 줄 예시는 핵심을 보여줍니다.
본문에는 해석의 결론과 이유만 남고, 세부 근거의 좌표는 각주로 고정됩니다.
독자는 읽는 흐름을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같은 자료를 찾아 같은 문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 용어는 나열보다 ‘역할’로 설명해야 독자가 따라옵니다
교감 기와 관련된 용어는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 어렵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레마, 이문, 시글럼, 에먼데이션 같은 단어가 한꺼번에 나올 때는 사전식 정의 대신 ‘그 자리가 맡은 역할’을 중심으로
풀어주면 글이 훨씬 읽힙니다.
레마(lemma) 는 편집본의 본문에 실린 형태, 즉 편집자가 본문으로 선택한 읽기입니다.
이문(reading) 은 다른 자료에서 나타나는 대안 읽기입니다. 같은 위치에서 다른 형태가 전해진다는 뜻입니다.
시글럼(siglum) 은 자료 이름을 줄여 쓴 기호로, “어떤 자료가 그렇게 전한다”는 표시입니다.
에먼데이션(emendation) 은 자료만으로는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아, 편집자가 언어 규칙과 논리로 보완한 추정 교정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낯선 용어라도 문맥 속에서 ‘무엇을 하는 역할인지’가 바로 잡힙니다.
용어 풀이
에만데이션: 전승 자료의 오류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편집자가 문맥과 언어 규칙을 근거로 조심스럽게 수정하거나
추정한 처리입니다.
확정된 답이라기보다 “이럴 가능성이 높다”는 제안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각주 한 줄은 길게 쓰지 말고 빠짐없이 쓰는 것이 핵심입니다
각주는 수량보다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편집본이나 번역본을 인용할 때는 저자 또는 편자, 서명, 출판사, 발행연도, 인용 위치(쪽 또는 권/절/행)를 남기면 충분합니다.
웹자료를 인용할 때는 기관명(또는 저자), 문서 제목, 게시일, 주소, 열람일을 함께 적으면 안전합니다.
이 원칙은 ISO 690 표준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으로, 다양한 자료 형태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2026.01.04 - [문헌학] - 서지 정보, 인용 표기 정리: 같은 문장을 “같은 근거”로 고정하는 방법
서지 정보,인용 표기 정리: 같은 문장을 “같은 근거”로 고정하는 방법
인용은 문장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출처를 고정하는 일입니다.편집본,번역본,전자자료를 함께 쓸 때 필수 서지 요소, 쪽수 대신 권/장/절/행을 쓰는 이유, 시카고 스타일,ISO 690 기준으로 표기를
sy21chichi.com
자주 하는 실수와 보완법
- 본문에 시글럼(A, B 등)을 그대로 넣는 경우 ㅡ 약호는 각주에서만 사용하고, 본문은 “어느 자료에서는”처럼 풀어씁니다.
- 각주를 설명으로만 쓰는 경우 ㅡ 주석의 본질은 근거 고정입니다. 설명은 꼭 필요할 때만 추가합니다.
- 작품명만 적고 끝내는 경우 ㅡ 같은 작품이라도 판본이 달라지면 쪽수와 문장 구성이 달라집니다. 반드시 판, 출판사, 연도까지 함께 표기합니다.
- 용어를 나열만 하고 예시가 없는 경우 ㅡ 한 문장 예시만 추가해도 독자의 이해도와 체류시간이 크게 올라갑니다.
마무리
주석은 글을 무겁게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본문을 더 읽히게 만드는 균형 장치입니다.
핵심은 본문에는 “결론과 이유”, 각주에는 “검증 가능한 근거”를 두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가 분리되면 글은 훨씬 가볍게 읽히고, 근거가 정확히 남습니다.
결국 신뢰를 결정짓는 건 문장의 길이가 아니라, 근거를 어떻게 남겼는가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FAQ)
Q. 주석은 많이 달수록 좋은가요?
A. 개수보다 정확한 위치가 더 중요합니다. 근거가 필요한 문장에만 정확히 달면 충분합니다.
Q. 레마·이문 같은 용어는 꼭 써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본문에 실린 형태”, “다른 자료의 읽기”처럼 풀어쓰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Q. 웹자료는 링크만 남기면 되나요?
A. 링크는 바뀔 수 있습니다. 기관명, 제목, 게시일 같은 기본 정보를 함께 남겨야 합니다.
Q. 바꿔 썼는데도 출처 표시가 필요한가요?
A. 요약·재서술도 남의 근거를 이용한 것이면 반드시 출처를 남겨야 합니다.
Q. 각주가 길어질 때는 어떻게 하나요?
A. “다시 찾을 수 있는 최소 요소”만 남기고, 설명은 본문에서 짧게 처리하면 깔끔합니다.
관련 참고자료
Chicago Style Citation Quick Guide — 각주·미주 인용 예시를 빠르게 확인할 때
Purdue OWL: Chicago Manual of Style — 인용 규칙을 한글 설명으로 참고할 때
ISO 690:2021 표준 소개 — 서지 요소 구성 원칙과 참고문헌 표기 규칙 확인용
TEI P5 Guidelines: Critical Apparatus — 교감기 구성(lem/rdg 구조) 해석용
COPE: Plagiarism guidance — 인용·재서술 윤리 확인용
'문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표절을 피하는 재서술과 인용: 남의 근거를 ‘내 문장’으로 안전하게 쓰는 기준 (1) | 2026.01.06 |
|---|---|
| 참고문헌 정리법: 출처 기록이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5가지 기준 (0) | 2026.01.06 |
| 서지 정보,인용 표기 정리: 같은 문장을 “같은 근거”로 고정하는 방법 (1) | 2026.01.05 |
| 교감기 읽는 법, 아래쪽 각주 한 줄에서 편집자의 판단을 꺼내는 순서 (1) | 2026.01.04 |
| 본문비평 기초: 여러 이본 중 ‘더 좋은 읽기’를 고르는 기준 (0) | 2026.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