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기는 본문에 올린 읽기와 다른 읽기를 함께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기호, 약어를 외우지 않고, 레마, 이문, 증인부터 잡아 ‘읽는 순서’대로 해독하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교감기는 ‘암호’가 아니라 선택의 흔적입니다
처음 교감기를 펼치면 약어가 빽빽해서 본문보다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교감기는 편집자가 어떤 읽기를 본문에 올렸고, 다른 읽기는 어디에 남겨 두었는지 숨기지 않는 장치입니다.
기호를 외우기보다, 한 항목을 “무엇(읽기)”과 “누가(자료)”로만 쪼개면 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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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기 한 줄을 보는 기본 틀: 자리- 레마- 이문- 증인
교감기 한 항목은 보통 네 가지 정보로 구성됩니다.
첫째, 자리(어느 쪽, 어느 행 같은 위치)입니다.
둘째, 레마(그 자리에서 기준이 되는 읽기)입니다.
셋째, 이문(레마와 달리 전하는 다른 읽기들)입니다.
넷째, 증인(각 읽기를 실제로 담고 있는 자료)입니다.
레마를 먼저 고정하면, 나머지는 “레마와 다른 것”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속도가 확 올라갑니다.
용어 풀이
레마(lemma): 교감기에서 기준으로 삼는 읽기입니다. 보통 본문에 채택된 형태이거나 비교 기준이 됩니다.
용어 풀이
이문(variant): 같은 자리에서 다른 형태로 전하는 읽기입니다.
단어, 어순뿐 아니라 표점, 띄어쓰기 차이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용어 풀이
증인(witness): 특정 읽기를 전해주는 자료(사본/판본 등)입니다. “그 읽기의 근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읽는 순서 6단계: 한 번에 해독하려 하지 않습니다
- 본문에서 해당 구절을 먼저 찾습니다(교감기가 가리키는 자리 확인).
- 교감 항목에서 레마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기준 읽기 고정).
- 이문을 ‘차이점’만 보이게 분리합니다(빠짐/추가/강조/문장 분절).
- 각 이문 옆의 증인 목록을 봅니다(어느 쪽 자료가 모이는지).
- 차이가 의미를 바꾸는지 판단합니다(사실·태도·범위·원인/결과).
- 내 글에서는 “본문 1줄 + 설명 1줄”로만 남깁니다(읽히게, 그러나 숨기지 않게).
여기서 2번과 3번만 안정되면, 교감기의 체감 난도가 크게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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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약어는 ‘외울 것’이 아니라 ‘역할’로 읽습니다
교감기에서 반복되는 역할은 대략 다섯 가지로 묶입니다.
추가, 삭제, 수정, 대체, 그리고 편집자의 추정(가설)입니다.
처음에는 약어를 암기하기보다, “이 표시가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만 잡는 편이 빠릅니다.
실전에서 자주 만나는 약어도 몇 개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add.(추가), del.(삭제), om.(누락), corr.(교정), conj.(추정 제안) 같은 것들입니다.
다만 편집본마다 표기가 다를 수 있으니, 처음 만난 약어는 반드시 약칭표에서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합니다.
용어 풀이
om.(omitted): 어떤 자료에서 해당 단어나 구절이 ‘빠져 있음’을 뜻합니다.
용어 풀이
corr.(corrected): 교정과 수정이 들어간 흔적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수정 전/후를 구분해 적기도 합니다).
약칭표(서문)를 먼저 찾는 습관이 절반입니다
교감 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의 상당수는 서문에 붙어 있는 약칭표에 들어 있습니다.
자료 약칭(시글럼) 목록, 사용한 약어의 뜻, 편집자가 특별히 주의하라고 표시한 증인 설명이 여기에서 정리됩니다.
막히는 약칭이 나오면 약칭표로 되돌아가는 동작을 루틴으로 만들면 편리합니다.
용어 풀이
약칭표: 편집자가 사용하는 자료 약칭, 기호, 약어를 한 자리에서 설명한 목록입니다.
약칭은 전부 외우기보다, 자주 쓰는 것만 3줄로 정리해 두면 충분합니다.
약칭표가 길수록, 찾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실제 글을 쓸 때는 내가 자주 보는 증인만 뽑아 “미니 약칭표”를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첫째 줄: A = 오래된 사본(대략 시기/특징 한 마디)
둘째 줄: B = 후대 인쇄본(정리본인지 여부)
셋째 줄: E = 편집자가 자주 근거로 삼는 기준본(있다면)
이렇게만 해도 교감기에서 A, B, E가 나올 때 ‘자료의 성격’이 즉시 떠올라 판단이 빨라집니다.
정확한 서지 정보는 나중에 별도로 정리하고, 우선은 “어느 쪽 자료인가”부터 잡는 게 효율적입니다.
이 메모는 화면 옆이나 노트 첫 장에 붙여 두면 됩니다.
시글럼(자료 약칭) 때문에 멈추면, ‘등급’만 먼저 잡습니다
교감기에서 자료는 보통 알파벳 한 글자나 짧은 약칭으로 표기됩니다(시글럼). 이걸 처음부터 외우려 하면 금방 지칩니다.
대신, 당장은 두 가지만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 그 약칭이 어떤 부류인가: 사본인지, 인쇄본인지, 편집자의 교정본인지
- 어느 쪽에 가까운가: 상대적으로 이른 계열인지, 후대에 정리된 계열인지
등급만 잡아도, 특정 읽기가 “넓게 퍼진 흔한 정리”인지 “특정 갈래에만 남은 흔적”인지 감이 생깁니다. 증인 목록이 길게 붙어 있을 때는, “많이 모이는 쪽”이 무엇인지부터 보고 나서 예외를 확인하면 훨씬 빠릅니다.
용어 풀이
시글럼(siglum): 교감기에서 자료(증인)를 짧게 표시하기 위한 약칭입니다. 보통 약칭표에 전체 목록이 있습니다.
표점과 띄어쓰기 변이는 ‘의미가 바뀌는 지점’만 다룹니다
표점이나 띄어쓰기가 달라져도 의미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순위를 올려야 하는 경우는 세 가지입니다.
- 문장이 둘로 갈리면서 원인/결과가 달라지는 경우
- 수식 범위가 바뀌어 주어와 목적어 관계가 달라지는 경우
- 인용부호, 괄호 처리로 발화 주체가 달라지는 경우
이 셋에 해당하지 않으면, “표기 차이 존재” 정도로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점검 순서: 변이를 보면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정리합니다.
변이를 마주했을 때 바로 “무슨 뜻이냐”로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대신, 먼저 ‘어떤 방식으로 생기기 쉬운가’를 붙여 두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 눈이 한 번 건너뛴 누락: 비슷한 어구가 반복될 때 중간이 빠지는 경우
- 두 번 써야 할 것이 한 번만 남는 경우: 반복 구절이 하나로 줄어드는 경우
- 비슷한 글자·단어의 혼동: 형태가 유사해 바뀌기 쉬운 경우
- 후대의 매끈한 정리: 거칠거나 애매한 표현이 정돈되어 결론이 강해지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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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사이의 차이는 ‘다름’이 아니라 ‘왜 그렇게 달라졌는지’로 판단해야 합니다.필사 과정에서 자주 생기는 오류 패턴을 익히고, 변이를 근거로 정리하는 실전 루틴을 제시합니다.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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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예시: ‘본문 1줄 + 설명 1줄’로 정리하는 방식
가령 어떤 자리에서 본문은 “그는 그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로 잡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다른 자료에는 “끝내 꺼내지 않았다”처럼 결론이 강해지는 읽기도 전합니다.
이때 내 글에는 두 줄만 남기면 됩니다.
본문 1줄: 그는 그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설명 1줄: 일부 자료는 ‘끝내 꺼내지 않았다’처럼 단정이 강한 읽기도 전하지만, 여기서는 원문이 열어둔 여지를 살려
‘망설임’ 쪽으로 두고 다른 읽기는 기록으로만 남겼다.
본문은 가볍게, 근거는 남기게 만드는 네 가지 처리
첫째, 본문에는 레마를 한 문장으로만 둡니다.
둘째, 설명 1줄에는 ‘무엇이 달랐는지’만 남깁니다. 자료를 전부 쓰기 어렵다면 ‘오래된 쪽/후대 쪽’처럼 방향만 남겨도 됩니다.
셋째, 단정이 강해지는 이문은 표시를 남깁니다.
넷째, 약칭이 나오면 약칭표로 되돌아갈 수 있게 기록을 둡니다.
자주 틀리는 부분 4가지: 한 번만 잡아도 읽기가 편해집니다
첫째, 교감기를 전부 옮기려는 실수입니다. 판단에 필요한 갈림길만 남기면 됩니다.
둘째, 모든 변이를 같은 무게로 보는 실수입니다. ‘생기는 방식’을 붙이면 중요도 판단이 빨라집니다.
셋째, 시글럼을 외우는 데서 시작하는 실수입니다. 암기보다 확인 루틴이 먼저입니다.
넷째, 표점과 띄어쓰기 차이를 과대평가하는 실수입니다. 의미가 바뀌는 경우만 잡아도 충분합니다.


교감기는 편집자를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교감 기는 “정답을 선언”하는 칸이 아니라 “선택의 경로를 공개”하는 칸입니다.
자리- 레마- 이문- 증인만 분리해 보고, 의미를 바꾸는 차이만 골라 ‘두 줄’로 남기면 교감 기는 더 이상 암호가 아닙니다.
본문은 읽히게 유지하면서도, 독자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재료를 남기는 것. 그 균형이 교감기를 읽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FAQ)
Q. 교감기를 다 옮겨 적어야 하나요?
A. 보통은 권하지 않습니다. 의미 판단에 필요한 변이만 남기면 됩니다.
Q. 시글럼을 외우지 못해도 읽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암기보다 약칭표를 찾아 확인하는 습관이 더 실용적입니다.
Q. 표점, 띄어쓰기 변이는 언제 다뤄야 하나요?
A. 의미가 바뀌는 경우에만 우선 다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어떤 변이가 중요한지 기준이 없는데요?
A. “의미가 바뀌는가”와 “증인이 어느 쪽에 모이는가” 두 가지만 먼저 보셔도 판단이 쉬워집니다.
관련참고자료
https://tei-c.org/release/doc/tei-p5-doc/en/html/ref-app.html
https://www.tei-c.org/release/doc/tei-p5-doc/en/html/ref-lem.htmlTraditio Style Sheet (Fordham University)
https://www.fordham.edu/academics/research/libraries-and-collections/journals-published-at-fordham/traditio/style-sheet/Traditio Style Sheet PDF
https://www.fordham.edu/media/review/content-assets/migrated/pdfs/jadu-single-folder-pdfs/Traditio_Style_Sheet.pdfAntigone: The Apparatus Criticus – Abbreviations and Conventions
https://antigonejournal.com/apparatus-criticus-abbrevi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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