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학

계통ㅣ계통도(스테마)란 무엇인가: 전승의 ‘가계도’ 읽는 법

editor220308 2026. 1. 1. 09:35

문헌학에서 계통(전승 관계)과 계통도(스테마)를 왜 만들고 어떻게 읽는지 쉽게 정리합니다.

공통 오류로 관계를 추정하는 원리, 오염(혼합 전승) 같은 한계, 정본 서문에서 확인할 포인트까지 안내합니다.

 

계통ㅣ계통도(스테마)란 무엇인가: 전승의 ‘가계도’ 읽는 법

 

 

 “왜 이 판을 믿는가”를 한 장으로 보여주는 그림

정본을 읽다 보면 “왜 이 단어를 채택했을까?”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그 답을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도구가 ‘계통(전승 관계)’과 ‘계통도(스테마)’입니다.

 스테마는 남아 있는 사본·판본(증인)의 관계를 나무처럼 정리해, 본문 선택이 감(느낌)이 아니라 근거 있는 추정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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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과 계통도(스테마): 

 

계통은 “사본, 판본이 어떤 관계로 갈라져 전해졌는지”를 뜻합니다.

계통도(스테마, stemma codicum)는 그 관계를 ‘가계도’처럼 그린 도식입니다.

 

중요한 점은 스테마가 사진처럼 “사실을 그대로 복사한 그림”이 아니라, 텍스트 차이(특히 오류)와 단서를 모아 세운 “설명 모델(가설)”이라는 점입니다.

 

용어풀이

(증인, witness): 특정 텍스트 상태를 담고 있는 개별 자료 한 종(사본/판본)을 말합니다. 


용어풀이

(스테마, stemma codicum): 증인들의 관계를 나무(계보) 형태로 정리한 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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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마의 핵심 원리: “같은 실수(오류)를 공유하면 같은 출처를 의심”

 

스테마를 만들 때 가장 자주 쓰는 생각은 단순합니다.

 

두 증인이 “같은 실수(오류·누락 등)”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 우연히 똑같이 틀렸기보다 같은 중간 출처에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방식으로 관계를 추정합니다.

 

이런 공유 변이(특히 오류)를 바탕으로 증인들을 묶고, 위쪽에는 ‘사라진 중간 단계’를 가정하기도 합니다.

 

용어풀이

(아키타입, archetype): 현존 증인들이 공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가정하는 상위(조상) 텍스트 상태입니다.

‘최초 원고(원전)’와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스테마 읽는 법: 정본 서문에서 이것만 보면 됩니다

정본(비평판)은 보통 서문/해제에 계통도나 계통 설명을 싣습니다.

 

초보자는 아래 4가지만 확인해도 충분합니다.

첫째, 실제 증인과 ‘가정된 단계’를 구분합니다.

A, B, C 같은 표시는 실제 사본/판본인 경우가 많고, X, Ω처럼 위쪽에 있는 표시는

편집자가 가정한 중간 단계(현존하지 않을 수 있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가까운 가지일수록 비슷한 오류를 공유한다”는 관점으로 봅니다. 같은 가지로 묶였다면, 공유 변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편집자가 어느 가지를 더 신뢰했는지(가중치)를 확인합니다. 어떤 계열을 더 믿었는지의 이유는 대개 “오류가 적다/오염이 적다/계통상 더 상위에 가깝다” 같은 형태로 설명됩니다. 

 

넷째, 결론이 갈리는 대목은 교감기(critical apparatus)로 내려가 확인합니다.

스테마는 큰 구조, 교감 기는 개별 대목의 증거를 보여줍니다.

 

용어풀이

(교감기, critical apparatus): 본문과 다른 사본/판본의 읽기를 목록으로 정리해, 편집 판단 근거를 추적 가능하게 만든 주석 영역입니다.

 

스테마가 약해지는 대표 상황: 오염(혼합 전승)

 

스테마(나무)가 잘 작동하려면 “한 증인이 주로 한 출처를 베껴서 내려온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필사자가 두 개 이상의 자료를 참고해 섞어 베끼면, 한 증인은 한 가지 계통에 깔끔하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오염(contamination)이라고 하며, 오염이 많아질수록 전승은 나무가 아니라 그물처럼 복잡해집니다. 

 

용어풀이

(오염, contamination): 둘 이상의 본(출처)에서 온 읽기(variant)가 한 증인에 섞여 들어가는 현상입니다.

 

마무리하며: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문장 

스테마를 직접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아래 한 문장만 넣어도 문헌학적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이 글은 00 정본(연도/출판사)을 기준으로 하되, **판(초판)에서는 해당 구절이 다르게 전합니다(교감기/주석 기준).”
핵심은 독자가 “어떤 텍스트를 근거로 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FAQ)

Q1. 계통도(스테마)가 있으면 ‘원전(최초 원고)’을 복원했다는 뜻인가요?
A. 아닙니다. 스테마는 현존 증인들의 관계를 바탕으로 세운 모델이며, 위쪽의 아키타입은 ‘가정된 상위 단계’입니다. 

 

Q2. 스테마는 항상 나무 모양이어야 하나요?
A. 전통적으로는 나무가 기본이지만, 오염(혼합 전승)이 많으면 나무로 단순화하기 어렵습니다.

 

Q3. 스테마가 없는 정본은 믿으면 안 되나요?
A. 무조건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근거 추적이 쉬운 편집(교감기/원칙 공개)이 독자에게 더 유리합니다. 

 

Q4. “같은 실수 공유”는 100% 같은 조상이라는 뜻인가요?
A. 100%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우연, 후대 교정, 오염이 개입할 수 있어 여러 단서를 함께 봅니다. 

 

Q5. 초보자가 스테마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A. 첫째 아키타입을 곧바로 ‘원전’으로 동일시하거나, 둘째 스테마만 보고 교감기(개별 증거)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6. 블로그 글에서는 어디까지 하면 충분할까요?
A. “기준으로 삼은 판(정본/판본)”과 “핵심 대목의 차이가 있었는지”를 1~2 문장으로 밝혀도 충분합니다.

 

관련 참고자료

Encyclopaedia Britannica, “Stemma codicum” Encyclopedia Britannica

Encyclopaedia Britannica, “Textual criticism: Critical methods” Encyclopedia Britannica

University of Helsinki Stemmatology XWiki, “Contamination” wiki.helsinki.f i

University of Zurich (MLS Stemmatology), “Lachmann’s method” sglp.uzh.ch

Oxford Reference, “Critical apparatus” oxfordreferen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