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비교 2

문헌 대조 작업에서 같은 행을 다시 봤다고 느끼는 이유

문헌을 대조하는 작업을 하다 보면 분명히 같은 행을 다시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면 빠진 부분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미 확인을 마쳤다는 기억은 또렷한데, 실제로는 그 행의 일부만 훑었거나 시선이 지나갔을 뿐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이런 경험은 개인의 부주의라기보다, 문헌 대조라는 작업 방식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에 가깝습니다. 읽었다는 기억과 실제 검토 사이의 차이 문헌학에서 말하는 읽기는 일반적인 독서와 다릅니다.의미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위치의 문자나 표현을 확인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이 과정에서 시선이 해당 행을 한 번 지나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작업자는 이미 확인을 끝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그러나 실제로는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 핵심 구간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

문헌학 2026.01.29

교감기 읽는 법, 아래쪽 각주 한 줄에서 편집자의 판단을 꺼내는 순서

교감기(비평장치)는 다른 판본·사본의 이문을 압축해 보여주는 기록입니다.레마, 이문, 시글럼을 읽는 순서를 잡으면 ‘어느 근거로 본문이 정해졌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처음 교감 기를 펼치면, 솔직히 “각주가 왜 이렇게 복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바꾸면 교감 기는 어렵기보다 친절한 편입니다.편집자가 본문을 고르면서 지나간 흔적을 숨기지 않고, 독자가 다시 확인할 수 있게 열어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학술 편집본에서 교감기(critical apparatus, apparatus criticus)는 보통 본문 아래쪽에 달리며, 한 줄 안에 “이 대목에서 자료들이 어떻게 갈렸는지”를 압축해 보여줍니다. 용어 풀이교감기(비평장치): 한 작품의 전승 자료(사본·판본)들 사..

문헌학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