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학

외교적 전사와 정규화 전사: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통일할까

editor220308 2026. 1. 20. 19:54

외교적 전사와 정규화 전사의 차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그대로 두고 무엇을 통일할지 결정하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전사본, 읽기본 분리와 변경 메모로 근거를 남기는 방법까지 설명합니다.

 

외교적 전사와 정규화 전사: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통일할까

 

 

전사는 옮겨 적기만 하면 끝나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편집 개입의 경계를 관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띄어쓰기 없는 문장을 어디서 끊을지, 문장부호를 보완할지, 철자 변이를 그대로 둘지 통일할지 같은 선택이 매번 따라붙습니다.

이 선택이 누적되면 텍스트는 읽기 쉬워지기도 하고, 반대로 원자료의 흔적이 희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사를 시작하기 전에 기준부터 적어 둡니다.

기준이 있으면 판단이 빨라지고, 나중에 다시 보더라도 근거가 남습니다.

 

외교적 전사란 무엇인가


외교적 전사는 원자료의 표기 습관을 가능한 한 보이는 대로 남기는 방식입니다.

띄어쓰기, 문장부호의 유무, 철자 변이, 줄 바꿈, 오탈자처럼 보이는 흔적까지도 원자료의 정보로 보고 보존합니다.

검증과 근거 제시가 우선일 때 특히 강합니다.

공공 아카이브 전사 가이드에서도 기본 원칙을 대체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기고, 의미를 먼저 고치려 들지 말라는 방향입니다.

 

용어풀이

외교적 전사: 원자료의 표기 형태를 최대한 보존해 옮기는 방식입니다. 읽기 편함보다 흔적 보존이 우선입니다.

 

정규화 전사란 무엇인가


정규화 전사는 독해와 검색을 위해 표기를 일정한 규칙으로 통일하는 방식입니다.

띄어쓰기, 철자, 문장부호를 정리해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다만 정규화는 편의가 커지는 만큼 위험도 커집니다.

통일한 항목과 범위를 남기지 않으면, 독자는 어디까지가 원자료이고 어디부터가 편집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규화는 통일 자체보다 통일의 공개가 핵심입니다.

 

용어풀이

정규화 전사: 독해와 검색을 위해 표기를 통일하는 방식입니다. 통일 규칙과 변경 범위를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실제 작업에서 가장 자주 갈리는 지점


전사 기준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은 띄어쓰기와 문장부호입니다.

띄어쓰기가 거의 없는 문장을 보이는 대로 남기면 원자료의 습관은 살아 있지만, 처음 읽는 사람은 의미 단위를 잡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띄어쓰기와 마침표를 현대 규범에 맞춰 정리하면 이해는 쉬워지지만, 원자료의 호흡과 표기 습관은 약해집니다.

이 충돌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전사본과 읽기 본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결정이 갈리는 지점 세 가지


첫째, 띄어쓰기.

통일을 하기로 했다면 어디까지 통일할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조사와 어미만 최소로 손댈지, 합성어까지 풀어 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범위를 정하지 않으면 문서 내부에서 일관성이 무너집니다.

 

둘째, 철자와 표기 변이.

의미 오해를 부르는 핵심 철자만 고칠지, 시대적 표기 습관까지 정리할지 결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한 가지입니다. 고친 만큼, 이유를 남깁니다.

 

셋째, 문장 경계.

원자료에 문장부호가 거의 없을 때 문장 경계를 새로 설정하게 되는데, 이 단계는 해석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정규화 읽기본에서 문장 경계를 바꾸었다면, 그 사실만큼은 숨기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통일할지 정하는 기준

 

전사 기준을 정할 때 저는 먼저 목적을 확정합니다.

이번 작업이 검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독해를 돕기 위한 것인지가 출발점입니다.

그다음 독자가 확인해야 할 핵심이 표기 습관인지, 의미 전달인지 구분해 무엇을 보존할지 결정합니다.

검색과 분석이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통일해야 할 대상을 정하고, 그 통일 규칙을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합니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통일 범위를 줄이고 전사본 쪽에 흔적을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되돌릴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합니다.

원형을 추적할 전사본이 남아 있고, 읽기 본에서 무엇을 바꿨는지 변경 메모가 남아 있어야 이후의 검토와 수정이 가능합니다.

 

이 질문에 답이 서면, 외교적 전사와 정규화 전사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목적에 맞게 역할을 나누는 구성이 됩니다.

 

권장 작업 흐름: 전사본과 읽기본을 분리하고, 변경 메모를 한 줄로 남긴다


제가 권하는 흐름은 단순합니다.

먼저 전사본을 원자료 중심으로 만든다. 판독이 어려운 부분은 억지로 단정하지 않고 표시한다.
그다음 읽기본을 만든다. 띄어쓰기와 문장부호, 필요한 최소 철자만 통일한다.
마지막으로 읽기본에서 바꾼 항목을 한 줄로 요약한다.

이 한 줄이 중요합니다.

TEI를 쓰는 경우에는 편집 원칙을 문서 헤더의 editorialDecl에 남기도록 안내합니다.

결국 형식이 TEI인지 아닌지보다, 통일 범위가 공개되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용어풀이 

편집 원칙 선언: 전사 과정에서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바꿨는지 밝히는 설명입니다.

길게 쓰는 보고서가 아니라, 되짚어 볼 좌표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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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메모는 이렇게만 남겨도 충분하다


띄어쓰기와 문장부호를 현대 규범에 맞춰 통일했다
원자료의 띄어쓰기와 문장 경계는 전사본에 유지했다
철자 변경은 의미 오해를 부르는 경우에 한해 최소화했다

이 정도면 독자는 무엇이 원형이고 무엇이 읽기 편의를 위한 처리인지 구분할 수 있고, 작성자도 나중에 기준을 다시 꺼내 쓰기

쉽습니다.

 

마무리하며


외교적 전사는 근거를 지키고, 정규화 전사는 이해를 돕습니다.

전사 기준을 먼저 정해 두면 텍스트가 읽히는 속도도 빨라지고, 시간이 지나 다시 확인할 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전사는 결과물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결과물의 출처와 개입 범위를 관리하는 일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 FAQ

 

Q. 외교적 전사만으로 충분한가요
A. 검증과 근거 제시가 목적이라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읽기가 어렵다면 전사본은 유지하고, 별도의 읽기본을 함께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정규화는 어디까지 해도 되나요
A. 통일 규칙을 짧게 설명할 수 있는 범위가 실무적 상한선입니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통일 범위를 줄이고 전사본 쪽에 흔적을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Q. 오탈자처럼 보이는 부분은 고쳐야 하나요
A. 자동으로 고치기보다 전사본에는 그대로 남기고, 읽기본에서만 처리하되 변경 메모에 남기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아카이브 전사 팁에서도 보이는 대로 입력하고, 필요한 경우 주석이나 태그로 보완하라고 안내합니다.

 

Q. 판독이 어려운 글자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A. 억지로 단정하지 말고 판독 곤란 표시를 남기는 편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지킵니다.

이후 더 나은 이미지나 다른 증거가 생기면 갱신할 수 있습니다.

 

Q. TEI를 꼭 써야 하나요
A. 필수는 아닙니다. 다만 TEI는 전사와 편집 원칙을 구조적으로 남기기 쉬워, 작업 규모가 커질수록 도움이 됩니다.

전사 수준을 스펙트럼으로 보고 무엇을 포함하거나 표기할지 논의한 글도 참고가 됩니다.

 

 

관련 참고자료

TEI P5 editorialDecl: https://tei-c.org/release/doc/tei-p5-doc/en/html/ref-editorialDecl.html

TEI P5 Representation of Primary Sources: https://www.tei-c.org/release/doc/tei-p5-doc/en/html/PH.html

Electronic Textual Editing: Levels of transcription: https://tei-c.org/Vault/ETE/Preview/driscoll.html

NARA Transcription Tips: https://www.archives.gov/citizen-archivist/transcribe/tips